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도입 배경과 전환 기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는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도입한 세계 최초의 탄소국경세입니다. 이 제도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이 EU로 수입될 때, 해당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비례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EU 내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엄격한 탄소 규제로 인해 경쟁력을 잃거나, 생산 시설이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이전하는 '탄소 누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EU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Fit for 55' 입법 패키지를 발표하며 CBAM을 공개했습니다. 현재 EU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총 6개 업종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하여 의무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도 안착을 위해 2025년 12월까지를 전환 기간으로 설정하여 운영 중입니다. 이 기간에는 기업이 매 분기 직전 분기에 수입한 제품의 내재 탄소 배출량과 관련 정보를 보고해야 합니다. 아직 인증서를 매입해 제출할 의무는 없으나,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내재 탄소 배출량 1톤당 10~50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불성실 보고가 지속될 경우 할증된 과태료가 적용됩니다. (출처 3)
2031년, 수출 가격 상승과 물량 감소의 분기점
전문가들은 2031년을 CBAM 영향이 본격화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EU 역내 기업에 제공되던 탄소 배출권 무상할당이 단계적으로 폐지되기 때문입니다. EU는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제공해 온 탄소배출권 무상할당을 2026년 97.5%에서 2034년 0%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입니다. 특히 2031년에는 이 무상할당률이 절반 이하인 39%로 급감하게 되며, 이는 곧 역외 수입품에 부과되는 탄소 비용 부담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출처 1)

정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CBAM 적용으로 인해 수출 가격이 1% 상승할 경우 해당 품목의 수출 물량은 약 0.9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가격 상승률을 연도별로 추산해 보면, 한국 제품의 EU 수출 가격 상승률은 2028년 0.9%에서 2034년 18.2%까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수출 물량 감소폭 역시 2030년까지는 0.9~5.3% 수준에 머물겠지만, 영향이 본격화되는 2031년부터 2034년 사이에는 7.7~17.9%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출처 1)
품목별 수출 영향도 및 공급망 확산 범위
CBAM의 영향은 모든 품목에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특정 산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EU 수출액 중 CBAM 대상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51억 달러)이며, 이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89.3%($45억 달러)에 달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루미늄 역시 10.6%($5.4억 달러)를 차지하며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비료, 시멘트, 수소 등 다른 대상 품목의 EU 수출액은 총 수출액의 0.1% 수준에 불과합니다. (출처 3)
중요한 변화는 CBAM의 영향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철강과 같은 1차 소재 수출 기업이 주요 대응 대상이었으나, 향후에는 완제품 제조기업은 물론 부품 공급업체와 원재료 공급기업까지 포함된 공급망 전체가 대응해야 하는 구조로 전환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자사 공정의 배출량 관리뿐만 아니라 원재료 조달 단계의 탄소 배출, 협력업체의 배출 데이터 확보, 전력 사용 구조 및 에너지 믹스 등 공급망 전반을 고려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출처 1)
또한 EU는 현재 대상인 6대 품목 외에 유기 화학물과 플라스틱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는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출처 3)
중소기업의 현실적 한계와 데이터 관리 과제
중소기업들은 탄소 배출량 신고 개념이나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 계산 방식에 생소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0곳 중 8곳이 CBAM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국 등 국외에서 소재를 수입하여 가공한 뒤 EU로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정확한 탄소 배출량 정보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출처 2, 출처 3)

실질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제품 수명주기(원료 채취부터 제조, 사용, 폐기까지)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2024년 3분기 보고부터는 자사 제품 생산에 쓰이는 원자재의 배출량 비중이 20%를 넘어가면 실제 측정한 자료를 토대로 제출해야 하는 규정이 적용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하여 계측 포인트를 구분하고, 탄소 배출 데이터를 생산 투입 원재료와 부품 단위로 구조화하여 관리함으로써 추적 가능성과 실사 대응력을 높여야 합니다. (출처 2)
또한 국내 기업이 지불한 탄소 가격의 인정 여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한국의 배출권 거래제(K-ETS)와 EU의 배출권 거래제(EU-ETS) 간의 가격 차이나 운영 방식의 차이로 인해, 한국에서 지불한 탄소 가격이 CBAM 인증서 제출 시 어느 정도 인정될지는 현재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만약 K-ETS가 인정될 경우, 국내 기업은 다른 국가의 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출처 2)
정부 지원 정책과 기업의 중장기 대응 전략
개별 기업이 이러한 복잡한 규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국가적 차원의 정책 지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500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ESG 공급망 실사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며, 2028년까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간편 공급망 실사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환경부는 수출 기업의 탄소 배출량 산정 역량 강화를 위해 상담 희망 기업을 모집하여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1, 출처 3)
기업 차원에서는 단기적인 보고 의무 준수를 넘어 중장기적인 탄소 경쟁력 확보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자사 공정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 탈탄소 공정 및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전문 ESG 컨설팅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와 협업하여 탄소 발자국 측정 및 수집 체계를 구축하고, 제3자 검증기관과 연계하여 배출량 검증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2)
아래 표는 출처 3에서 제시한 주요 품목별 EU 수출 비중과 영향력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 대상 품목 | EU 수출액 (2022년 기준) | 전체 CBAM 대상 품목 내 비중 | 영향 수준 |
|---|---|---|---|
| 철강 | $45억 달러 | 89.3% | 매우 높음 |
| 알루미늄 | $5.4억 달러 | 10.6% | 상당함 |
| 비료, 시멘트, 수소 등 | $544만 달러 | 0.1% | 낮음 |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대(對)EU 수출 구조상 철강 산업이 CBAM 도입으로 인한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CBAM은 정확히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나요?
현재 2025년 12월까지를 전환 기간으로 설정하여 보고 의무만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EU의 탄소배출권 무상할당이 단계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실제적인 비용 부담과 영향은 2031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요?
CBAM 전환 기간 동안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보고되지 않은 내재 탄소 배출량 1톤당 10~50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한 불성실 보고가 지속되면 할증된 과태료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어떤 데이터를 준비해야 하나요?
제품 수명주기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원자재 비중이 20%를 넘는 경우 실제 측정한 자료를 제출해야 하므로, 생산 투입 원재료와 부품 단위로 구조화된 탄소 발자국 데이터가 핵심입니다.
정부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나요?
산업통상자원은 500개 중소·중견기업 대상 ESG 공급망 실사 컨설팅을 제공하며, 환경부는 수출 기업의 탄소 배출량 산정 역량 강화를 위한 상담 및 컨설팅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8년까지 간편 공급망 실사 플랫폼 구축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참고 문헌:
- [이주의 초점] CBAM 수출 영향, 2031년 본격화... “지금이 대응 골든타임” | 한국관세무역개발원
-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현황과 이슈, 자동차부품기업의 대응 전략 > 기고문 |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 대한민국 '비상' -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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